영화 관람이 불편했던 이유
윌리엄스 F1 드라이버 알렉산더 엘본은 최근 공식 시사회에서 공개된 브래드 피트 주연의 신작 영화 F1 – 더 무비에 대해 “보기가 쉽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 영화를 보는 자신의 반응을 미 공군의 곡예비행팀 블루 엔젤스가 탑건을 봤을 때의 경험에 비유했다. 실제 직업과 관련된 콘텐츠를 마주할 때, 현실과의 괴리감으로 인해 몰입이 어렵다는 공통된 인식을 강조한 것이다.
엘본은 “우리가 너무 이 업계 안에 깊이 있다 보니 그냥 즐기면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블루 엔젤스와 함께한 프로그램에서 그들에게 탑건을 어떻게 봤는지 물었고, 그들이 단순한 감탄보다는 복잡한 반응을 보였다는 사실을 통해 자신도 같은 감정을 느꼈음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현실과 어긋나는 디테일이 몰입 방해
영화 속 디테일에 예민하게 반응한 것도 그가 불편함을 느낀 이유 중 하나였다. “트랙워크 장면에서 한 인물이 코스를 반대 방향으로 걷는 걸 보고, ‘그건 누가 봐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는 그의 발언은, 드라이버 입장에서는 사소한 실수조차 쉽게 지나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일반 관객에게는 무의미하게 보일 수 있는 장면들이 실제 종사자에게는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는 점에서, 영화의 리얼리티에 대한 기대와 실제 구현 사이의 간극이 존재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비판 속에서도 긍정적 기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본은 영화가 F1의 대중성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프로젝트는 잘 만들어지고 있다. 넷플릭스의 F1 다큐멘터리도 큰 성공이었고, 이번 영화도 F1을 잘 모르는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이와 같은 콘텐츠가 F1 열기를 지속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레이싱 불스의 리암 로슨 역시 영화가 포뮬러 원의 인기를 넓힐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이 영화는 그동안 F1을 보지 않았던 관객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요소가 있다”고 밝히며, 신규 팬 유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단순한 레이싱을 넘어선 이야기
로슨은 특히 이번 영화가 단순히 속도와 차량에만 집중하지 않고, ‘이야기’ 자체에 무게를 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단순한 액션이 아니라 사람들의 감정과 관계를 그린 점이 더욱 많은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탑건: 매버릭 감독의 손길, 스크린 속 또 다른 질주
이번 F1 영화는 탑건: 매버릭을 연출한 조셉 코신스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감독은 고속의 긴장감과 역동적인 액션 연출로 다시 한번 관객을 사로잡는다. 특히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는 탑건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인상으로 시작되며, 사운드트랙과 영상미로 관객을 레이스 세계로 이끈다.
스크린 속 질주는 단순한 자동차 경주를 넘어, 마치 조종석에 앉은 듯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실제로 F1을 잘 모르는 관객조차도 영화의 스릴과 박진감에 빠져들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으며, 이는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야기의 중심: 선후배 간의 갈등과 성장
영화는 단순한 액션 이상의 서사를 품고 있다. 주인공 써니 헤이스(브래드 피트)는 한때의 영웅이자 은퇴 직전의 베테랑 드라이버로, 친구의 부탁으로 F1 팀을 돕게 된다. 그는 이 과정에서 야망 넘치는 신예 조슈아 피어스(댐슨 이드리스)를 만나게 되고, 처음에는 서로를 경쟁자로 인식하지만 점차 협력과 이해를 통해 팀워크를 배워간다.
대중성과 작품성 모두 잡은 ‘F1’
2025년의 극장가는 이미 다양한 액션 블록버스터로 주목받고 있으며, F1 역시 이 흐름에 합류해 새로운 형태의 스릴과 감동을 제공하고 있다. 총격전도, 격투 장면도 없이 순수한 레이스만으로도 극적인 긴장감을 전달하는 이 영화는, 액션 장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